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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직 교육행정직 8급 공무원이 느끼는 기능직공무원 동급 전환
번호 11734 등록일 2011-11-01 오후 7:12:44
내용
어느 날 갑자기 지역교육청 내부 메신저를 통해 얼굴을 알 듯도 한 학교 근무 일반직 선배에게 날라 온 쪽지 하나. “이렇게 쪽지를 보내도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2011.10.4(화)18:00시 본청 앞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 일반직 집회가 있으니 참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무슨 집회?’이게 부끄럽지만 내가 접한 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물론 또 부끄럽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랬으리라.

「시·도교육청 소속 사무기능직 개편을 위한 조직 인사사무 처리지침」이 이미 시달 된 상태였고, 이것은 기능직 사무원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지방공무원임용령」의 개정으로 앞으로 3년 동안 경기도교육청 소속 사무직렬 기능직 공무원들이 경력경쟁 임용시험을 통해 일반직으로 전환되게 된 것.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총 정원의 20%를 전환한다고 가정했을 때 377명이 일반직으로 전환되며 8급 전환에 27~28%를 배정함(타 급수는 6급 7%, 7급 10%, 9급 20%)으로서 타시도(대체로 20%)에 비해 8급의 피해가 보다 크게 예상된다.

아, 빼먹을 뻔 했는데 질의에 대한 교육청 측 답변에 의하면 수평전환은 아니라고 한다. 하향지원이 가능하기에, 물론 여기에는 사무 10급의 일반직 9급 지원도 포함된다.

2004년 사무직렬 공채가 시작되기 전 이들의 일부는 알음알음 채용에 의한 무기계약 직원이었다. 이들이 기능직 사무원이 되었고, 생각보다 많은 수의 사무원들이 일반직의 반려자이기도 하다. 동생이기도 하고, 조카이기도 했을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실망, 박탈감이 더해지는 이유가 있고 일반직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모순이 있다.

이 쯤 되니 발등에 불 떨어진 공채출신 8·9급 교육행정일반직은 10월 초부터 시작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그 간 3회의 합법적 공식 집회가 치러졌고, 서울시교육청 일반직 노조가 설립되었으며 이 노조를 전국 교육청 일반직 노조로 확대하기 위한 과정에 있다.

왜 그 오랜 시간 동안 노조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걸까. 변명 하자면 우리는 길어야 2~3년 전에 채용되었고 실상을 몰랐다. 그 전 2~3년은 머리 싸매고 공부하고 있었음은 두 말 할 것 없고. 바통을 넘겨보자. 우리의 선배들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 어쨌거나 다함께 부끄러울 따름이다.

내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햇수로 2년 공부, 2009년 일반직 9급 합격, 3급지 6학급 발령으로 홀로 고군분투 1년 6개월, 지난 10월 15일 8급 승진을 했다. 갓 승진 하자마자 또는 갓 합격 하자마자, 특채로 들어와 또 특혜를 받고 일반직 동급으로 전환되는 기능직 사무원을 보는 심정은 어떨까 한 번 헤아려주었으면 한다.

공식적으로 말 할 수 있는 피해는 ‘인사적체’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렇게 동요하는 데에는 그 보다 더한 서러움이 있다. 3·4급지 9급 공채는 행정실장으로 발령 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업무에 묻혀 잘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야근을 하고 캄캄한 시골길을 걸어 퇴근하기 일쑤지만 가르쳐주지도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은 참으로 막중하다.

열심히 일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 아니지만 얄궂은 공채출신 일반직 공무원이라는 자긍심 하나로 버텼다. 험담은 하고 싶지 않지만 사무원의 경우 최소한의 책임도 없다. ‘업무가 같음에도......’라는 말이 주로 이 전환의 정당성을 말할 때 언급되곤 한다.

물론 동의 할 수 없다. 본인이 맡은 급여 업무 이외의 어떤 일을 주어도 불평을 했던 사무원이 내 주변에는 너무 많았다.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 이외의 것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무수히 존재함에도 남의 일인 양 굴었던 사람들이 이 전환 사건에 있어서만 ‘업무가 같음에도......’를 주장하다니. 적어도 그렇다면 ‘책임도 같이 졌어야지!’라는 울분을 토하고 싶다.

이 싸움을 한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기능직 사무원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전환시험이 예정대로 치러져 전환된 일반직이 도처에 발령 받아 함께 일하게 되었을 때, 등을 돌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곳이 직장이고 함께 일하는 사람과 물론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말단 일반직인 우리가 지금껏 해왔던 실무와 책임에 대한 존중을 우선으로 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이며, 공정해야만 하는 공채의 근간을 더럽히지 말라는 호소이다.

우리가 접근 할 수 도 없이 순식간에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 치러진 이 일련의 사태는 우리끼리도 막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비관적 여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일이 이제껏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했던 우리에게 한 발짝 진보할 수 있는 채찍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출처] 공무원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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