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면접시험을 마주한 수험생들의 체감난이도는 높았다. 지난 한 주간 진행된 국가공무원 9급 면접시험을 치른 응시자들의 표정에선 변화로 인한 당혹스러움과 우려가 묻어나왔다. 앞서 치러진 세무직 면접시험보다는 주제가 다소 어려워진데다 압박질문의 빈도도 전보다 잦아진 탓이다.

응시자들이 가장 많이 진땀을 흘린 것은 역시 ‘5분 스피치’였다. 공직가치에 대한 이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신설된 ‘5분 스피치’의 경우 기존에 국가공무원 7급 면접시험에서 실시됐던 PT면접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응시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그만큼 주제도 심화됐을 뿐 아니라, 응시자의 꼼꼼한 사전준비가 더욱 필요해졌다는 얘기다.

첫날 진행된 일반행정직 면접의 경우 나라별 국가신뢰도 통계를 제시한 뒤 공직윤리도가 낮아 국가신뢰도가 낮게 나온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말해보라는 주문이 5분 스피치에서 던져졌다.

 비교적 ‘5분 스피치’의 취지에 맞는 주제로, 공직윤리 관련 질문은 면접시험의 단골 질문이었기에 무난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일부 응시자들은 5분 스피치 이후 타 국가별 통계와 관련한 압박질문을 받아 연신 식은땀을 흘린 경험을 토로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튿날 진행된 면접에선 지난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22위에서 26위로 하락한 사실을 제시하며 국가경쟁력 하락의 원인과 해결법을 말하라는 지문이 5분 스피치 과제로 주어졌다.

공직가치나 인성 관련 주제가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응시자들의 허를 찌르는 문제였다. 22일 면접을 치른 한 응시자는 “잔뜩 긴장된 상황에서 다소 어려운 주제로 5분 스피치를 하려니 머리 안이 백지가 되는 느낌이었다”면서 “공직관과 연결시키기에는 너무 거시적인 주제여서 면접시험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반면, 선거행정이나 통계직처럼 일반행정직류에서도 특수직으로 분류되는 분야의 경우 실무밀착형 질문이 5분 스피치 과제로 주어졌다.

선거행정직은 재보궐 선거를 치를 때 세금이 낭비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선거비용 감축의 해결방안을, 통계직은 정보공개청구의 장단점, 공직자로서 데이터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등이 5분 스피치 주제로 나왔다.

관세직과 검찰직 등의 면접이 치러진 23일 5분 스피치에선 목민심서 구절을 제시하고 공무원의 청렴 방안을 발표하라고 하거나 공무원의 비위 현황과 해결방안 등 공직윤리와 관련한 과제가 주어졌다.

자기기술서 질문으로는 ▲이기적인 사람과 일한 경험이 있는가 ▲조직에서 반대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낸 경험 ▲자신이 속한 조직에 변화를 요구했던 경험 등이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기술서는 응시자의 인성과 직무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경험형 질문 2문제, 공직관 관련 상황제시형 질문 1문제의 조합으로 출제됐다.

자기기술서 문제로는 ▲제도나 법이 바뀌어서 혼란스러웠던 경험과 결과 ▲조직에서 자신의 노력을 몰라줘서 서운했던 경험과 결과 ▲조직과 개인의 이익이 충돌했던 경험 ▲상사가 부패를 저지르는 정황을 목격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등 예년의 출제경향과 유사한 질문들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쩍 강화된 국가직 9급 면접시험에 수험생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필기시험 후에도 짊어져야 할 부담이 예전보다 커진 까닭이다. 특히 올해 5분 스피치에서 수험생들의 예상보다 어려운 질문들이 출제되면서 사교육비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장 크다.

한 수험생은 “그렇지 않아도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교재비나 강의수강료로 경제적인 부담이 큰데, 면접까지 사교육의 힘을 빌려야 하니 걱정이 된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최종합격을 목전에 둔 면접 응시자에게도,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하는 수험생에게도 또 하나의 복병이 된 이번 시험의 최종결과는 8월 12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남미래 기자

<출처 : 공무원저널>